김치냉장고국민의힘이 5일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둔 개헌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내주 당 개헌 특위 출범을 예고하면서 당 차원의 자체 개헌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6일에는 충남 출신 성일종 의원 주최로 개헌 토론회가 열린다. 쟁쟁한 정치권 인사, 대학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권력구조에 대한 집중적인 대안 모색이 예상된다. 문제는 의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호응할 것인지 여부다. 여당이 아무리 분위기를 띄워도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받지 않으면 헛일로 그치고 말 것이다.

lg김치냉장고개헌 이슈가 탄핵 정국과 맞물려 있어 여당의 국면전환 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아주 일리가 없지는 않다. 개헌을 둘러싼 국민적 공감대가 힘을 얻으면 상대적으로 탄핵 이슈가 가려질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여당발 개헌 카드가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개헌하기 좋은 타이밍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경험칙상 안정된 정권에서는 개헌 동력을 뽑아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권력 진공 상태'인 탄핵 정국은 개헌 작업을 병행하는 데 나쁘지 않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할 것이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권력구조 개편은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 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어차피 차기 대선은 개헌론이 판을 흔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업소용냉장고사실, 여당이 개헌론에 선수를 치고 나온 것도 아니다. 한발 앞서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에서 '선(先) 개헌, 후(後) 대선'을 공식 제안한 게 지난달 말이다. 당시 정대철 헌정회장은 "개헌은 국민적 요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필요하며, 이 시대 가장 크고 절실한 정치 개혁"이라고 했으며, 배귀희 숭실대 교수는 "1987년 이후 개헌 요구가 계속 있었지만, 지금이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 권한을 나눠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개헌 적기"라고 봤다. 설득력이 느껴지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